이 강의는 서울신학대학교에서 "북한선교론"이란 과목으로 가르친 내용이다. 13개의 강의로 연재될 북한선교 강의를 통해 우리민족에 대한, 북한에 대한, 그리고 선교에 대한 당신의 생각에 확장이 일어나고, 당신도 4NVision에 동참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

요즘 사람들을 움직이는 키워드(Keyword)는 “문화”이다. 또 다른 말로는 “재미”라고도 바꾸어 볼 수 있다. 좋고 나쁨의 판단 기준이 ‘그것이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재미를 느끼는 일에는 매달려서 중독 증세까지 보이지만, 깊은 사색을 필요로 하는 일에는 골치 아프다며 달아난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 “북한선교”라는 주제도 흥미를 유발할 만한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많은 북한선교 지도자들이 어려움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당신이 이 강의에 관심을 가지고 접속하게 된 것 자체도 어찌 보면 대단한 일이다.

나는 지금까지 북한선교에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많은 사람들, 특히 청년 대학생들을 보아왔다. 하지만 그 비전을 지속시키면서, 필요한 훈련을 통해 비전을 구체화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나는 당신이 그 드문 사람 중 한사람이 되길 원하고, 또 그렇게 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지고 이 강의를 한다.

하나님께서 1996년 선교한국대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나에게 북한선교의 비전을 허락하시기 전까지는 나 역시도 북한이라는 존재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나 흥미가 없었다. ‘역사의식’이나 ‘민족의식’과 같은 단어들은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북한선교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그것이 예수를 제대로 믿는 한국의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만 하는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런 깨달음의 표현이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사랑스런 두 아들의 이름으로 나타났다. 이름이란 그의 정체성이고, 따라서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매우 신중한 일이다. 하나님께서 첫 아들을 선물로 주셨을 때, 많은 고민 끝에 “한민”(韓民)이란 이름을 지었다. 우리 민족을 특별히 사랑하시는 하나님처럼 한민이를 그렇게 사랑하겠다는 내 의지의 결단임과 동시에 우리 민족을 아들 못지않게 내 목숨을 다해 사랑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년 후 둘째 아들을 주셨다. 처음보다 더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은 이름이 “일민”(一民)이었다. 비록 지금은 남북으로 나눠져 있지만, 결국 우리 민족은 하나가 될 것이란 소망과 함께, 우리 민족이 세계 제일의 민족이 되어 세계선교를 완수하는 마지막 주자로써 주님의 강력한 도구가 될 것에 대한 소망의 표현이었다.

나는 우리 민족에 대한 이런 애틋한 마음이 북한선교의 궁극적인 동인(動因)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재미가 없어도 할 수 있다. 그래야 실패와 좌절 중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래야 자기 이름을 내기 위해서 서로 싸우는 일을 그칠 수 있다. 그래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듯이”(요3:16) 북한선교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을 수 있고, 눈에 보이는 유익이 없어도 끝까지 그 길을 달려갈 수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 강의의 첫 자리에 민족의 문제를 다루었다. 모세가 그랬고, 바울이 그랬고, 예수님께서 그러셨듯이 한 개인에게 내면화된 기독교 신앙은 반드시 그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 대한 사랑으로 외면화되어야 한다. 공동체 가운데 규모가 크면서도 가장 근본적인 공동체가 바로 민족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택하셔서 구속사의 중심이 되게 하셨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복의 근원”이 되고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선택의 의도를 오해하였다. 그래서 그것을 이기적인 선민사상으로 탈바꿈시켜 이방인들을 멸시하고 ‘지옥의 땔감’으로 까지 생각했다. 그 결과 엄청난 민족적 아픔을 당했고, 세계 각처에 흩어져서 살아가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한민족은 이러한 이스라엘의 실패를 거듭하지 않아야 한다. 특별한 섭리 가운데 우리민족의 역사를 이끌어오고 계신 하나님의 소망에 부응하는 민족이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소망을 깨닫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이 강의는 북한선교에 대해 세 가지 질문을 제기하고, 그 질문에 답해 가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질문은 ‘왜’(WHY)이다. 우리가 북한선교를 왜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키워드는 ‘민족’이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말해온 주제가 바로 그것이다. 북한선교의 동기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체 사역으로 들어가면 시작은 하되, 끝은 맺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북한선교는 제2의 독립운동이란 다소 자극적인 주장을 펼칠 것이다. 요즘 북한선교를 타문화권 선교로 인식해야한다는 주장들이 나타나고 있다. 방법론적으로 즉, HOW의 문제에 있어서는 그 지적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주장에는 북한선교를 한국교회가 감당해야할 여러 타문화권 선교 중의 하나로만 보게 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므로 WHY에서는 민족교회론을, HOW에서는 타문화선교적 방법론을 구별해서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 질문은 선교대상인 북한사람들 그들은 ‘누구’(WHO)인가의 문제이다. 한국사회는 매우 다양하고도 대립되는 대북관 때문에 남남갈등을 겪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한국교회 내에서도 대북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선교방법론의 차이 때문에 심각한 분열 및 반목 현상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북한을 이해하는 틀을 만들어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런 분열과 반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심각하게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왔고, 그 결과 3단계 북한이해의 틀을 개발해 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통합된 통일여론을 형성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 질문은 그러면 ‘어떻게’(HOW) 선교할 것인가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북한선교는 선교신학적인 배경과 방법론보다는 정치, 경제, 사회학적인 접근을 주로 해왔고, 방법론도 그것으로부터 수립되어져왔다. 최근 50년 동안 선교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런 선교학의 영향들이 북한선교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따라서 이 책은 북한선교에 대해 체계적인 선교신학적 개념과 배경, 그리고 역사와 전략유형 등을 제시함으로써 북한선교에 대한 선교신학적 접근을 체계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서 통일에 대한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 강의를 통해 당신의 마음 속에 우리민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피어나고, 뭔가 통일을 위한 실제적인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면 내겐 큰 기쁨이 될 것이다.


oh.jpg오성훈 목사

북한선교동원가로서, 1996년 선교한국 대회에서 북한 선교의 비전을 받았고,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북한 선교"로 한우물을 팠다. 북한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과 평생 "동행"하며 북한을 사랑하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웍 대표, 민족과 열방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의 큐티진 「북한사랑」 발행인 겸 편집인,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상임위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조은교회 담임목사로 사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