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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컴퍼니 경영] “지속적인 성과 만들려면 기업 이론 재정립해야”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를 통해 본 경영의 과제(2)

기사입력 :2018-03-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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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과제 두 번째 주제로 '기업 이론(Business Theory)을 정립하라'에 대해서 살펴보자. 피터 드러커는 그의 책 '변화 리더의 조건'에서 기업이 직면하는 모든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일을 잘못 수행했기 때문이 아니며, 그릇된 일을 했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올바른 일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성과가 나지 않은 기업은 '기업 이론'을 재점검해야 한다.

위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1950년대 초만큼 새롭고 다양한 경영 기법이 대거 등장할 때는 없었다. 예를 들면, 다운사이징(Downsizing), 아웃 소싱(Outsourcing), 전사적 품질 관리(Total Quality Control), 경제 부가 가치 분석(Economic Value analysis),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 식스 시그마(6-시그마), 전사적 자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공급사슬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등이 그 예다. 이들 하나하나는 아주 강력한 기법들이다. 이 기법들의 공통점은 '어떻게 하느냐'에 관한 도구라는 점이다. 그러나 지금은 경영자, 특히 장기간 성공을 누려온 대기업의 경영자들이 당면한 핵심적인 도전은 '무엇을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이런 혁신 활동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조직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기초가 되었던 '가정'들이 더 이상 현실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 '가정'이란 무엇에 관한 것들인가? 조직원의 행위를 규정하여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결정해준다. 조직에서 바람직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규정해준다. 또한 시장에 관한 것이다. 즉 고객과 경쟁자들의 가치관 및 행동에 관한 것이다. 그 가정들은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의 상호 작용에 관한 것이고, 조직의 강점과 약점에 관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가정들은 기업이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에 관한 것이다. 드러커 교수는 이런 가정들을 '기업 이론(Business Theory)'이라고 부른다.

기업을 비롯한 모든 조직은 나름의 기업 이론을 갖고 있다. 명확하고 일관성 있고 초점이 잘 맞춰져 있는 타당한 기업 이론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기업 이론은 20세기 후반 미국 경제를 주름잡았던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나 IBM 같은 회사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 줄 뿐 아니라, 그들이 좌절을 겪었던 이유도 설명해 준다. 사실 큰 성공을 거둔 글로벌 조직들 가운데 상당수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도 그들의 기업 이론이 더 이상 타당하지 않은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례로 미국의 포드(Ford) 자동차는 작업 공정의 표준화,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한 조립공정라인에 흐름 생산을 적용함으로써 대량 생산 체제를 확립하였다. 이 방식의 가정들은 무엇인가?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는 원가를 낮춰 고객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신념 위에 세워졌다. 포드사가 T형 단일 모델만을 고집한 이유도 단일 품종 생산이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첫째, 시장이 무한하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많이 만들면 원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재고 생산을 기초로 판매 전략을 세운다. 언젠가는 팔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고'는 대차대조표상에서 자산으로 분류된다. 둘째, 재고가 많으면 결품 위험과 수요 증가 시의 기회손실은 감소한다. 셋째, 작업자와 설비의 비가동은 낭비이므로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넷째, 준비교체는 많이 할수록 낭비이므로 횟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다섯째, 가격은 제조원가에 마진을 더하여 결정된다. 여섯째, 제조원가 이하로 팔면 손해이므로 수주를 받지 말아야 한다. 일곱째, 설비 가동을 많이 할수록 제품 1단위당 제조원가는 감소한다. 여덟째, 설비를 놀리면 비용이 증가하고 재무상태가 나빠진다. 아홉째, 감가상각비는 현금흐름을 증가시켜 주는 요인이다.

위와 같은 가정하에 대량생산 체계는 작동한다. 미국 자동차 회사의 대표 격인 제너럴모터스는 높은 경영성과를 유지했다. 그러나 1970년대 말이 되자 시장과 생산에 대한 제너럴모터스의 가정들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동차 시장은 극히 유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세분화 되고 있었다. 이제 소득 수준은 단지 자동차 구입 결정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의 하나에 불과하게 된 것이었다. 미국 자동차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점점 악화되어 점유율 50%를 내주어 안방 시장을 통째로 일본 자동차 회사에 내줄 상황에 내몰렸다. 열심히 일해도 회사의 수익성은 날로 나빠졌다. 창고에는 재고가 가득했다. 자동차를 만들어도 팔 시장이 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된 후에 일본 자동차 회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린 생산 방식(Lean Production, 낭비가 없는 일본식 생산 방식으로서 도요타 생산 방식을 말한다)은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에 맞게 개발된 것으로서 자동차 모델을 자주 바꾸고 단기간 생산하는 것이 동일 모델을 장기간 생산하는 것보다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들며, 이익을 더 많이 낸다는 가정에 기초해 있다. 한 예로 제너럴모터스 임원들이 일본 도요타 회사의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그들은 입을 모아 도요타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공장을 실제로 보여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공장에 창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그들의 신념 속에는 창고 없는 공장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도요타 공장에는 완제품 창고가 없다.

도요타는 미국 자동차 회사를 수시로 방문하여 자동차 제조 공정을 연구하고 판매 전략을 구상하였다. 이들의 결론은 미국 시장은 미국 자동차 회사가 고안한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가 맞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 회사는 일본 시장 말고 팔 수 있는 시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시장의 제약이 발생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했다. 즉 재고 없는 생산 방식이 중요했다.

그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질문은 무엇이었는가? "고객의 수요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빠르게 생산할 수 있을까!"였다. 이 생산 방식은 재고 생산 방식이 아니라. 수주 생산 방식이다. 자동차 회사에서 '재고'란 무엇인가? 도요타는 재고를 낭비의 어머니로 규정하고, 무재고 생산 원칙을 고수하였다. 도요타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을 발휘하여 자동화와 JIT(Just in time)라는 개념을 개발함으로써 생산 방식을 완성하였다.

도요타 생산 방식은 오늘날 '다품종 소량 체계'라는 생산 철학이 되었다. 이 가정은 다품종 소량 생산체계가 원가를 낮추면서 높은 품질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비롯되었다. 첫째, 재고는 부채이며 불필요한 재고는 조직을 재앙으로 이끈다. 둘째, 결품방지와 기회손실 감소는 프로세스 운영능력에 달려있다. 셋째, 필요한 양을 필요한 시간에 생산하지 못할 경우에만 낭비다. 넷째, 페이스메이커(Pacemaker, 제약 공정의 능력에 따라 움직이는 속도)의 성과 저하 없는 준비교체는 낭비가 아니다.

다섯째,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며 마진을 빼면 목표원가가 산출된다. 여섯째, 변동비를 모두 커버하는 가격이라면 수주를 받아야 한다. 일곱째, 제조원가는 장부상으로만 감소하며 과잉재고 손실이 더 크다. 여덟째, 설비를 놀리는 비용보다 불필요하게 돌리는 비용이 더 크다. 아홉째, 감가상각비는 현금흐름 증가 요인이 아니라 매몰비용이다.

도요타 생산 방식으로 무장된 일본 자동차들은 오일 쇼크 후 미국 국민을 사로잡아 미국 시장을 점령할 수 있었다. 제너럴모터스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이리저리 땜질하는 식으로 해결하려고 하였다. 제너럴모터스는 대규모의 대량 생산 시스템을 자동화함으로써(이 과정에서 300억 달러의 손해를 봄) 린 생산에 의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 대응하려고 했다. 결론적으로 자신들이 구축해 온 난공불락의 시장인 경트럭과 미니밴 시장마저도 위협을 받게 되었다.

기업 이론의 3가지 요소

기업 이론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조직의 환경에 대한 가정으로서 사회와 그 구조, 시장, 고객 그리고 기술에 대한 가정들이다. 아날로그 시장을 주도했던 코닥사는 자신들이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존 필름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 변화를 거부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피처폰 시장의 강자였던 노키아도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 사례로 꼽힌다. 휴대폰 생산 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도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발 빠르게 대처한 삼성전자와 그렇지 못한 LG전자와의 차이는 엄청나다.

둘째, 조직의 구체적인 사명에 대한 가정들이다. 시어스 로벅(미국에서 백화점 사업을 주도한 회사)은 중산층으로 떠오르는 '농부 계층'이 도심지의 사람처럼 백화점의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사명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지금은 명분을 유지할 뿐이다.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E-commerce) 회사에 밀려 한 달에 10개 이상의 점포가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조직의 사명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에 대한 가정들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는 이미 일어난 미래이다. 그것은 분명한 형태를 드러내지 않을 뿐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모든 기기는 이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결되었을 때 그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이제는 스마트 기기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의 결합이 핵심 역량으로 바뀌고 있다. 이 부분은 모두 지식 근로자와 관련되어 있다. 시대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 저성장이 보편화 되어가는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기업 이론'을 재정립해야만 한다. 드러커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기업 이론의 4가지 명세서

1. 환경, 사명, 그리고 핵심 역량에 대한 가정들은 현실과 부합해야 한다.
2. 환경, 사명 그리고 핵심 역량에 대한 가정들은 상호 부합해야 한다.
3. 기업 이론은 조직 전체에 걸쳐 알려지고 이해되어야 한다.
4. 기업 이론은 끊임없이 재검토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아주 강력해서 꽤 오랫동안 기업 이론이 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 이론 역시 창조물인 이상 결코 영원할 수는 없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 이론은 그리 오랜 기간 유지되지 못한다. 모든 기업 이론은 진부해지고 따라서 효력을 잃게 된다.

e2.jpg어떤 조직의 기업 이론이 진부해졌을 때 조직 내에 나타나는 현상은 무엇인가? 첫 번째 반응은 거의 언제나 방어적이다. 꿩 몰이를 하다 보면 막다른 골목에 몰린 꿩은 주변에 머리를 처박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두 번째 반응은 땜질식 미봉책이다. 제너럴모터스가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기업 이론이 진부해졌음을 알려주는 징후가 나타났을 때는 기업의 환경과 사명 그리고 핵심 역량에 대한 가정이 지금의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지고 철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성공의 기반이 되어주었지만 이제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가정들에 대해서 말이다.

하영목 교수(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국제물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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