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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에 전기·소방·통신공사 사업 뛰어들어
사업 실패 후 설계·감리 집중하며 기술자 확보
직원 급여·복지 수준 업계 최상위 꿈꿔
신앙 성장하면서 사업도 축복받아


1990년대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사현장의 관리, 감독을 발주 업체가 아닌 전문 감리회사가 책임지는 전면 책임감리제가 시행됐다.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를 비롯한 공사 과정 전반을 전문 감리업체가 전적으로 책임지게 된 것이다. 공사 과정에서, 혹은 완공 후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 폭발, 붕괴 등 재난을 방지하는 감리회사의 일은 생명과 재산 보호와도 직결된다. 따라서 건설업계 가운데서도 강한 ‘신뢰’와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킹덤컴퍼니 경영 원리이기도 한 이 ‘신뢰’와 ‘책임’의 원리를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인곡기술사사무소 김성식 대표를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로 덕원빌딩 사무실에서 만났다.

두 번의 사업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까지

2012년 설립된 인곡기술사사무소는 건축 설계·감리, 전기·소방·통신 등 건축설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1종설계 및 종합감리, 전문소방설계 및 감리, 통신설계 및 감리, 엔지니어링 사업 및 소방시설 관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데, 작년부터 수주가 늘어 직원이 10명 이하에서 현재 35명으로 급성장했다.

ㅡ인곡기술사사무소를 시작하기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2002년 35세가 되던 해, 야간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전기·소방·통신공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IMF가 터진 뒤 불황 속에서 사무실도 없이 현장부터 다녔지요. 현장에 가서 일도 하고 영업도 했습니다. 용역 분야만 해도 되는데, 저는 건축현장에서 직접 도구를 들고 밑바닥에서부터 기술을 배웠습니다. 전기·소방·통신설계 및 감리를 하다 공사까지 손을 댔지요. 초반 힘든 시기를 지나 승승장구하면서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줄 믿었습니다. 혹시 모를 위기에 대한 대비책은 미처 마련하지 못했어요.

2000년대 중반 공사 수주를 많이 했는데, 결론은 공사 때문에 10억 원의 부도가 났습니다. 1차 파산 선고를 받았어요. 아파트에서 하루아침에 사글세 지하 단칸방에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살게 됐는데, 그때 심정은 지금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좋아하던 담배를 단번에 끊고, 정말 열심히 일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후 같은 분야 사업을 하다가 다시 한번 공사 때문에 파산했습니다. 충격이 컸습니다. 3~4년 직장에서 감리일을 하면서 빚을 다 청산하고, 6년 전 지금의 회사를 책상 한 개를 놓고 새로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설계, 감리 분야만 전문으로 다루고, 조금씩 분야를 넓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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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대표는 “이 업계는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복지, 연금, 근무환경 등이 많이 낙후돼 있다”며 “우리는
대기업 못지않은 급여와 복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그래서 직원들의 야간근무수당, 자격수당,
성과급 등을 챙겨주고, 자기계발을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ㅡ건설 경기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하나님께서는 한번에 많은 축복을 주시지 않고 조금씩 끊이지 않게 축복을 주셨습니다. 수금이 안 돼 너무 힘들 때도 조금씩 일을 주셔서 바닥에도 서서히 올라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건설 경기가 어려운 데도 회사가 이만큼 번창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저희 회사는 소규모 공사와 대규모 공사의 감리, 설계를 모두 할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진 기술자가 20명 가까이 됩니다. 업무 특성상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보다 공사 현장에 상주, 또는 비상주하는 직원이 더 많습니다. 작년엔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도 늘렸죠. 지난 한 해는 성장을 위해 바닥을 튼튼히 하는 작업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자리를 완전히 잡고, 내년은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모든 상황을 허락하셔야만 성장할 수 있겠지만요. 요즘 경기는 한 치 앞을 못 보기 때문에 일단 가봐야 아는 부분도 많습니다.”

CEO부터 ‘신뢰, 책임’ 실천하는 본 보여

ㅡ킹덤컴퍼니 커넥팅과 경영원리는 어떻게 실천하고 있습니까.

“저는 초등학생, 중학생 때 교회에 다니며 세례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다시 영접한 지는 5년 전입니다. 당시 군포의 한 교회에서 전기 감리를 하며 만난 분의 초청으로 CBMC 강남지회에 나가게 되었고, 신앙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건축, 설비, 전기 등 관련 직종의 크리스천 CEO분들이 모인 412지회의 창립멤버이자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412지회의 특징이 건설 분야별 업체가 다 모여있기 때문에 하나의 건물 수주건이 있으면 파트별로 활발하게 커넥팅할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입니다.

킹덤컴퍼니 경영 원리인 ‘창조, 책임, 배려, 공의, 신뢰, 안식’이 모두 중요한데, 저희는 신뢰와 책임의 원리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뢰가 깨지면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기 때문에 저부터 신뢰를 중요하게 실천하고, 직원들에게도 자주 강조합니다. 전기·소방·통신 설계 및 감리는 어떤 부분에서는 건축보다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법 규제를 지키지 않고 불성실하게 하면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모릅니다. 큰 프로젝트의 경우 제가 손수 체크합니다.

회사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서는 매출을 오픈하고,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 업계는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복지, 연금, 근무환경 등이 많이 낙후돼 있는데 직원 복지도 최대한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야근비도 챙겨주고, 될 수 있으면 정시에 퇴근해서 자기계발을 하라고 권유합니다. 저희 업계는 학교보다 자격증이 우선이기 때문에 자기계발이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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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곡기술사사무소는 소규모 공사와 대규모 공사의 감리, 설계를 모두 할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진 기술자가
20명 가까이 있다. 김성식 대표는 “지난 한 해는 성장을 위해 바닥을 튼튼히 하는 작업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자리를 완전히 잡고, 내년은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첫째는 믿음, 둘째는 성실과 노력”

ㅡ회사의 미래비전이 궁금합니다.

“오너가 없어도 회사가 분야별로 운영되는 체제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원 복지도 대기업 못지않은 급여와 복지 수준으로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꿈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사옥과 기숙사도 건축하고 싶습니다. 올해, 내년까지 수주가 거의 다 차 있고, 하반기에는 큰 프로젝트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서 주님의 나라를 세우는 데 보탬이 되고, 크리스천 기업의 성공 사례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ㅡ킹덤컴퍼니를 추구하는 동료 및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나누고 싶은 권면의 말씀이 있습니까.

“사업 실패 후 다시 회사를 시작하면서 그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치열했습니다. 지금도 성공은 아직 멀었지만, 과거와 다른 것은 ‘내가 정말 하나님을 잘 믿었구나’라고 많이 느끼고 체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킹덤컴퍼니 경영을 할 때 하나님이 나와 동행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사업할 때는 제가 원하는 길로만 갔기 때문에 하나님이 제 옆에 안 계셨다면, 지금은 하나님이 곁에 계시니 제 마음대로 하는 경우가 없어졌습니다. 신앙을 먼저 갖고, 그다음 성실하게 노력해서 한 계단씩 발전해나가면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셔서 보살피시고 도와주십니다. 첫째는 믿음이고, 둘째는 성실과 노력으로 자기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