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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근무’, ‘근로자’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를 통해 본 경영의 현실

기사입력 :2018-09-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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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조직 내의 누군가는 권한을 가지고 권력관계와 권력체계를 기준으로 재분배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현대 기업은 물론이고 현대의 모든 조직은 이런 결정을 피해갈 수 없다. ⓒrawpixel on Unsplash
경영의 주제로 '일과 근무', '근로자'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책 '매니지먼트'에서 생산적인 일을 위한 세 가지 전제조건, 즉 테일러의 분석 및 그 공헌과 한계점, 일에 대한 통합과 통제 등을 제시하였다. 또한 근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섯 가지 차원의 요구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 가지 차원, 즉 생리적 차원, 심리적 차원, 공동체적 차원, 경제적 차원, 권력의 차원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은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의식에서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했다. 인간을 도구 제작자로 정의할 수 없지만 도구를 만드는 일, 다시 말해 체계적이고 목적에 맞으며 조직적인 작업 수행 방식을 만드는 일은 인간만의 고유하고 구체적인 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은 수천 년 동안 인간에게 대단히 중요한 관심사였다. 서구의 전통이 시작된 순간부터 일에 대한 관심은 늘 존재해 왔다.

성서의 말을 빌리면 일은 원죄를 저지른 인간에게 내리는 신의 징벌이자 비천한 상태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신의 선물이다. 노동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일과 근로는 사회의 중심적인 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노동이 인간 활동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분명할지라도 노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19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프레드릭 테일러는 역사상 최초로 노동을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본 인물이었다. 지난 75년 동안 선진국의 대규모 노동 계층을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유복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엄청난 풍요의 물결은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그가 죽은 이후 노동에 대한 새로운 연구는 별로 행해지지 못한 실정이다.

특이한 것은 근로자에 대한 관심은 이보다도 훨씬 적었다. 그리고 지식 근로자에 대한 관심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었다. 그럴듯한 미사여구는 많지만, 근무에 대한 체계적이고 진지한 연구는 몇 가지 측면에만 한정돼 있었다. 경영자는 과학자와 학자가 연구를 완성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근로자도 마찬가지다. 경영자는 오늘 경영을 행해야 한다. 미약하고 부적절한 지식일지언정 지금 즉시 일에 적용해야 한다. 그는 일에 대한 생산성 부여와 근로자의 목표 성취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일과 근무에 대해 지금 우리가 아는 지식만이라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 선택일 수도 있다.

우리가 아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일과 근무가 근본적으로 다른 현실이라는 점이다. 근로자는 일을 행한다.
그리고 일은 항상 근로자의 근무에 의해 수행된다. 하지만 일에 생산성을 부여하는 데 필요한 조건과 근로자가 목표를 성취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조건은 상당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는 작업 논리와 업무 특징을 모두 반영해서 근로자를 관리해야 한다. 근로자가 일의 생산성 없이 개인적 만족감을 얻는다면 이것은 실패다. 마찬가지로 근로자의 목표 성취를 저해하는 일의 생산성 역시 실패다. 결국 어느 쪽도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일은 비개인적이고 객관적인 대상이다. 일은 과업이다. 그것은 '해야 할 무언가'다. 따라서 물질에 적용되는 규칙이 일에도 적용된다. 일은 논리를 지닌다.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분석과 통합, 통제가 필요하다.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일을 분석'해야 한다. 이것은 한 세기 전 테일러가 행했듯이 필수적인 작업행동을 식별하고 각각의 작업행동을 분석한 뒤 논리적이고 균형 있으며 합리적인 순서에 맞춰 이것들을 배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다음에 작업을 통합하는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작업을 프로세스로 통합해야 한다. 이러한 통합은 개별 직무에도 필요하지만, 집단의 직무와 업무 프로세스에는 더더욱 필요하다. 우리가 개별적 작업 행동을 개인의 업무로 조합하고 개인의 업무를 '생산'으로 조합하는 방법을 알아내려면 '생산의 원리'를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은 개별적인 작업행동이 아니라 프로세스다. 그렇기 때문에 일은 내부적 통제장치가 필요하다. 예기치 못한 일탈적 결과를 감지하고, 이것을 막기 위해 프로세스를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지를 감지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필요한 수준으로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위해 피드백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일에 대한 분석과 생산 프로세스로의 통합, 그리고 피드백 통제는 지식노동에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 요소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식노동의 결과물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식노동의 결과물은 다른 사람에게 공헌할 수 있는 지식의 창출이다. 지식노동자의 산출물은 항상 다른 누군가의 투입물이 된다. 따라서 구두 제조와 달리 지식노동은 결과 창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지식노동의 결과는 프로세스를 최종 결과부터 시작해 역으로 추적할 때에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식근로자는 무형의 작업이기 때문에 진행 속도로는 통제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식노동에는 더 훌륭한 프로세스 설계가 필요하다. 다른 누군가가 근로자를 '위해' 프로세스를 설계해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로세스에 대한 설계는 근로자 '본인'만이 행할 수 있다.

근무의 여섯 가지 차원

근무는 근로자의 활동이다. 근무는 인간의 활동이며 그 사람의 인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근무에는 논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동적인 움직임과 차원만이 존재한다. 근무는 최소한 여섯 가지 차원'을 지닌다.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근로자는 이러한 차원 모두를 달성해야 한다.

첫째, 근무의 첫 번째 차원은 생리적 차원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며 기계처럼 일하지도 않는다. 한 가지 작업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최대한 단순하게 행할 때 기계는 최대한의 성과를 낸다. 복잡한 작업인 경우에는 단계별로 세분화해서 한 기계에서 세부 작업을 완성한 뒤 다음 기계로 넘길 때 최대한의 성과를 발휘한다. 이처럼 동일한 속도와 동일한 리듬으로 최소한의 변화만 적용될 때 기계는 최대한의 성과를 발휘한다. 인간은 이와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하나의 작업과 하나의 작업 방식을 따르는 것은 인간에게는 맞지 않는다. 인간은 힘이 약하다. 스테미너도 부족하다. 인간은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인간은 전적으로 상당히 약하게 설계된 기관이다. 그러나 인간은 조화를 이루는 능력이 있다. 인간은 인지를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 있다. 자신이 가진 근력과 감각, 정신 일체를 작업에 적용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작업을 가장 훌륭하게 수행하다.

둘째, 근무의 두 번 째 차원은 심리적 차원이다. 인간은 일이 짐이자 요구이며, 저주이자 축복임을 잘 안다. 실업이 극심한 심리적 불안을 야기하는 주된 이유는 경제적 박탈감 때문이 아니라, 자긍심을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일은 인격의 연장선이다. 그것은 성취다. 일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정의하고 자신의 가치와 인간다움을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을 얻을 수 있다.

셋째, 근무의 세 번째 차원은 사회적 결속 수단이자 공동체적 결속 수단이다. 피고용자 사회에서 일은 개인이 사회와 공동체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대부분의 경우 일이 개인의 지위를 결정한다. '나는 의사다', '나는 교수다'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에 대해 역할과 지위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을 통한 결속이 다른 공동체적 결속 수단들에 비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가장 우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넷째, 근무의 네 번째 차원은 일이 '생계'다. 일은 근로자에게 생계 수단이다. 일은 근로자의 경제적 존재 근거를 지탱해주는 기본 토대다. 또한 일은 경제에 자본을 제공해준다. 생계의 차원에서 볼 때 임금은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이며, 가족을 부양하는 데 충분해야 하고, 가족의 열망과 가족의 사회적. 공동체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적절한 수준이어야 한다. 비용의 차원에서 볼 때 임금은 특정한 일자리나 산업의 생산성에 맞는 수준이어야 한다. 비용으로서의 임금은 탄력적이어야 하며, 시장의 수급 변화에 맞춰 쉽게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경쟁력을 부여해줄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비용으로서의 임금의 최종 결정자는 소비자이며, 근로자의 욕구나 기대치는 이와 아무 상관도 없다. 다시 말해 여기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충돌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쉽게 마련할 수 없다. 기껏해야 서로의 불만을 달랠 수 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생계로서의 임금과 비용으로서의 임금의 충돌은 조금도 해결되지 않고 항상 존재한다.

다섯째, 집단 속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특히 조직 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언제나 권력 관계가 있게 마련이다. 척박한 땅을 일궈야 했던 과거의 농부는 엄격한 생활 규칙을 스스로에게 적용해야 했다. 꼭 필요한 일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또한 복종해야 하는 외부의 힘은 개인의 힘이나 권한이 아니었다. 그는 비바람과 날씨, 계절과 서리, 그리고 시장이라는 비개인적인 힘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크기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조직에는 권한을 부여받은 개인이 존재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의 의지는 이러한 권한을 가진 개인의 의지에 복종해야 한다. 조직은 업무를 설계하고 구성하고 할당해야 한다. 일정에 맞춰 미리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작업을 해야 하고, 직원을 승진시키거나 누락시켜야 한다. 즉 조직 내에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해야 한다. '조직은 사람을 소외시킨다'라는 무정부주의자들의 주장은 옳은 것이다. 예일대학의 크리스 아지리스 교수와 같은 현대의 조직 이론가들은 소외가 없는 조직을 꿈꾸지만, 이것은 낭만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현대 사회는 피고용자 사회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다시 말해 권력 관계는 조직 내 근로자 모두의 근무수행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권한은 작업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권한의 존재 여부는 누가 생산수단을 소유하는지, 작업장에 민주화가 존재하는지, 이사회에 근로자 대표가 참여하는지, 또는 '조직체계'가 어떤 식으로 구성돼 있는지와는 거의 상관이 없다. 어떤 조직이든 권한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여섯 번째, 현대의 모든 조직 내에는 근무의 여섯 번째 차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경제적 보상 배분과 관련된 권한에 대한 필요성이다. 조직 구성원에게 경제적 보상을 적절히 배분하려면 의사결정권을 가진 중심적인 기구가 존재해야 한다. 현대 조직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기관이며 조직 외부의 실체에게 만족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근본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은 외부로부터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조직은 시장의 고객에게서 이익을 확보하기도 하고, 예산 편성 기관을 통해 납세자로부터 이익을 확보하기도 한다. 이와 동시에 조직 구성원 각자가 행하는 공헌은 조직의 이익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 최고 경영자가, 또는 청소부가 기업의 매출액 창출에 각각 얼마나 많은 공헌을 했는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에게 이익을 적절하게 배분하기 위해서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존재해야 한다. 기업이든 병원이든 조직은 반드시 '재분배 시스템'의 모습을 지니게 마련이다. 재분배는 경제적 의사결정이 아니라 정책적 의사결정이다. 시장의 수급 상황, 사회관습, 전통 등 여러 요인이 재분배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제약을 가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조직 내의 누군가는 권한을 가지고 권력관계와 권력체계를 기준으로 재분배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현대 기업은 물론이고 현대의 모든 조직은 이런 결정을 피해갈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차원은 서로 대단히 복잡한 관계로 얽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치(Configuration)'하는 문제다. 또 이런 배치는 근로자의 상황이 변할 때마다 전적으로 변해야 한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아버지이며 1970년에 타계한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에는 위계적 단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낮은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인간은 더 이상 그 욕구를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게 된다, 그리고 다음 상위 단계의 욕구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다가온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에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적용했는데, 그의 방법은 대단히 심오하면서 지속적인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매슬로우는 경제와 관련된 욕구를 가장 아래에 두고 자아실현의 욕구를 가장 위에 두었다. 하지만 그의 5단계 욕구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행 순서가 아니다. 그의 이론을 통해 우리는 각각의 욕구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중요한 통찰력을, 즉 인간이 한 단계의 욕구를 많이 충족할수록 만족감은 줄어든다는 중요한 통찰력을 배울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매슬로우는 욕구를 충족한 다음에는 그 욕구의 성격이 변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인간이 경제적 욕구를 충족하면, 즉 다음의 식량을 얻기 위해 다른 모든 인간의 욕구와 가치에 복종해야 할 필요가 없어지면, 더 많은 경제적 보상을 확보해도 충족감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경제적 보상의 주요성이 감소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적 보상의 긍정적인 인센티브 제공 능력은 줄어드는 반면, 불만 및 실망감은 현격히 증가한다. 한 단계의 욕구가 충족된 순간, 그 욕구의 보상 능력과 동기 부여 능력은 빠르게 감소한다. 하지만 억제 능력과 불만 확대, 그리고 동기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은 급격히 증가한다.

하영목 교수
▲하영목 교수(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국제물류학과)
결론적으로 우리는 근무의 차원에 대해, 그리고 각 차원의 관계에 대해 지금 알고 있는 사실보다도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야 한다. 우리는 근무 차원의 배치라는, 분석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문제를 다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는 지금 경영을 해야 한다. 경영자는 일에 생산성을 부여하고 근로자의 목표 성취를 가능하게 해주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적어도 조정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경영자는 이런 해법 마련을 위한 요구조건이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지난 경제 성장 시기를 거쳐오면서 형성된 관행을 그대로 답습해 나가는 경영자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확장하기를 소원하는 경영자는 빠른 시일 안에 새로운 접근방식과 새로운 원칙과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하영목 교수(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국제물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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