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타타그룹
▲인도의 타타그룹 로고
인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타타그룹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타타그룹은 한국의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기업으로도 유명한데요. 1868년 잠셋지 나사르완지 타타가 세웠습니다. 1901년 인도 최초로 제철소를 지었고, 1932년에는 타타항공을 세웠고, 1950년대 말엔 인도 최대의 기업집단이 되었습니다.

이후에 영국·네덜란드의 합작 철강사인 코러스(2006년)와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재규어와 랜드로버(2008년)를 각각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부실기업의 대명사였던 재규어-랜드로버의 성공은 부단한 기업 혁신과 위험을 무릅쓰는 기업가 정신, 군림하지 않는 기업문화, 노동자·협력업체와의 상생을 부르짖는 타타그룹의 정신을 빛냈는데요. 1991년 23억 달러였던 그룹의 매출은 2011년 1000억 달러가 넘어 43배로 성장했고 순익은 51배나 급증했습니다. 외형적으로 보면 문어발식 확장을 꾀하는 한국 재벌을 닮은 것 같지만, 타타그룹은 왜 인도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을까요?

무엇보다 타타그룹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은 사회로 환원한다'는 창업주의 철학 아래 직원과 협력업체, 고객과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2003년 인도 뭄바이 도심의 비 내리는 저녁, 일가족 4명이 오토바이 한 대로 이동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사방으로 나뒹굴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 장면을 목격한 타타그룹의 회장은 스쿠터 한 대 가격에 살 수 있는 '국민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2009년 미화 2,000달러의 초저가 승용차 '나노'를 개발한 타타그룹의 성공 신화는 공동체에 대한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돈 200만 원대에 불과한 자동차인 나노는 사람들의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기업의 이익보다는 사회공헌을 위한 성격 때문에 탄생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민형 맞춤 즉석 서비스를 도입하여 보험 가입, 대출, 운전교육, 운전면허증 발급, 차량 등록의 모든 과정을 현장에서 2~4시간 내에 완료하는 프로세스의 혁신을 실행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타타그룹의 2011년 매출이 100조 원이 넘었지만 20년간 그룹을 이끌었던 회장이 가진 재산은 1,000억 원이 채 안 됐다고 합니다. 타타그룹의 소유구조를 보면 자산의 66%를 자선기관이 갖고 있습니다. 수익금의 3분의 2는 자선활동에 사용합니다. 타타그룹의 100여 개 자회사도 지역사회발전을 위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죠.

나아가서 타타그룹은 정치권이나 언론, 법조계 등 힘이 있는 세력과 유착하지 않으며, '검은돈'과는 상종하지 않는 깨끗한 기업가 정신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2002년 타타그룹에서는 인도를 뒤흔든 대규모 회계부정 사건이 터졌습니다. 타타그룹은 자체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여 내부자 거래와 분식회계 등 일부 비정상적 행위를 발견하였고, 당국에 즉각 고발하였는데요. 결국 타타 파이낸스의 사장이 구속되고, 타타 파이낸스는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그룹자금 약 1750억 원이 투입되었죠. 기업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내부의 부정을 용기 있게 드러내고 모든 책임을 지는 행동으로 말미암아 또 다시 전 국민의 존경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기업을 성공시키는 진짜 경영 전략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정치에는 간디가 있고 경제에는 타타가 있다"는 명성을 얻기도 했는데요. 오늘날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검은돈을 사용하고, 고객을 우롱하고, 부하직원과 자회사에는 갑질을 서슴지 않는 기업들을 보면서 인도의 기업에서 화합과 상생의 리더십을 배우게 됩니다. 오늘날 이러한 정신은 교회의 지도자들도 배워야 할 리더십의 덕목이 아닐까요?

브라이트 리(Bright Lee)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