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관리
ⓒ한국위기관리재단
살아가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위기 없이 쉽고 평탄한 길로만 걷는 인생은 없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지만,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눈으로 볼 때 위기는 그저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고, 핑계 대며 피하고 싶은 것일 때가 많다. 신앙과 삶만이 아니라 이 위기에 대한 인식도 성경으로 돌아가야 할 때, 지난 8년 동안 한국 선교계와 교회 위기관리에 앞장서 온 한국위기관리재단 김진대 사무총장이 성경이 말하는 위기관리에 대해 선교타임즈에 기고한 글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

Ⅰ.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란을 당하나 담대하라! (요 16:33)
Ⅱ. 슬기로운 자는 재앙을 보면 숨어 피하여도, 어리석은 자들은 나아가다가 해를 받느니라(잠 22:3)
Ⅲ. 그러므로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갈 약속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너희 중에 혹시 미치지 못할 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자(히 4:1)


위기적 실존자

사람의 심리구조를 바다의 빙산으로 비유하여, 의식과 전의식을 10% 정도로, 나머지 90%는 무의식 영역으로 보기도 한다. 즉 사람이 평생 살아가면서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지각 등을 사용하여 외부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사고하고 인지하는 영역이 10%에도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머지 90%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며, 마음으로도 생각지 못하는 영역'(고전 2:9)에 속한다고 한다. 즉 인간의 오감과 지식, 이성으로는 전혀 생각이나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즉 빙산의 물 아랫부분 같은 영역이 90%나 된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사람은 위기적 실존자이다. 세상 사람들이 '영이 어디 있어? 영혼은 없어. 사람은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야!'라고 말하는 이유는 영혼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육신의 사람에게는 영혼은 무의식의 영역인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에덴동산에서의 타락 이후 태생적으로 무능, 무지, 전적으로 부패한 존재인데, 과연 얼마나 안다고,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겠는가? 성경에서도 인생을 소경이요, 우맹이며, 벙어리요, 중풍 병자이며, 나병 환자라고 칭하지 않았던가! '의원이 필요한 존재'라고 주님께서도 단언적으로 말씀하셨다. 영혼의 존재를 자각하고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신 그리스도인조차도 자신의 영혼을 인식하는 정도의 차이는 제각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성' '영적'이라는 용어들이 많이 사용되고는 있지만, 정확히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위기관리와 전인적인 회복

에덴에서의 불신앙과 타락은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의 파멸을 초래하였고, 그 죄과로 인생들은 영원한 사망과 저주 아래 놓이게 되었다(창 3:15~19). 따라서 사람의 전 구성요소와 정체성 자체가 위기관리 대상이며, 삶의 현장인 인간 세상과 자연환경도 위기관리의 영역에 포함된다.

아담이 인류의 고통과 위기의 출발점이었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구원과 회복의 완성이다. 그의 구속 사역은 전인적이며 우주적인 위기의 회복 운동이다. 그리스도의 구원은 영적 구원분만 아니라 인간 자존감의 회복, 타인과의 관계 회복, 자연과의 관계 회복으로 나타나는 통전적 구원으로, 영속적이며 온전한 생명 구원이다(히 5:9, 7:25).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는 위기관리의 중심이며 궁극적인 주체가 되신다(선교사 위기관리 표준정책 및 지침서 13~14p).

믿음과 청지기적 책무로서의 위기관리

성경은 전도자, 선교사들이 핍박과 고난의 위기를 만나게 될 때 취할 태도에 대하여 다양하게 말한다. 한편에서는 사역자들이 당연히 감당해야 할 희생과 대가를 강조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위기에 직면하여 지혜와 분별력을 갖고 대처해야 할 청지기의 책무를 명령한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신학적 입장을 통합하여 '궁극적인 기준은 우리 개인의 삶과 공동체 사역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지시하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결정권을 우리에게 허락하셨다면, 우리의 결정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도록 지혜와 자원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라고 정리하고 있다. 즉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함을 동시에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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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슬기로운 자는 재앙을 보면 숨어 피하여도, 어리석은 자들은 나아가다가 해를 받느니라(잠언 22:3)

안전 욕구란?

세월호와 메르스 사건, 늘어나는 자연재해, 수많은 사건 사고, 한반도에서의 긴장으로 인하여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개념은 매슬로(Maslow)의 '인간 욕구 충족 5단계설'에 나와 있는데 ①생물학적 욕구 ②안전 욕구(Safety and Security) ③소속에 대한 욕구 ④자아존중 욕구 ⑤자아실현 욕구를 말한다. 사람은 하위 욕구가 충족되면 그다음 상위 욕구를 갈망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인간의 생존에 '안전'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최고의 가치를 갖는다.

안전(Safety)이란?

안전은 흔히 자연재해를 포함하여 여러 위험요인으로부터 안전을 말할 때 통칭하는 용어이다. 즉 '사고나 재해를 당할 위험이 없는 상태'로서 '외부의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적 또는 물적인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편안하고 온전하게 된다'는 뜻이다. 안전사고란 단순히 안전을 위하여 지켜야 할 규칙 또는 원칙을 무시하거나 잠시 그 관리를 소홀히 하여 지키지 않음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사고, 즉 행위자의 판단 착오, 과신 또는 자만에 의한 실수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사고를 말한다. 이러한 사고는 사전에 주의하고 관리함으로써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이므로, 안전을 무시 또는 경시한 사고에 있어서 행위자가 행위의 주체로써 피해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모든 삶의 영역에서 기본적인 안전을 확보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

보안(Security)이란?

보안은 타인의 '의도적인 위해로부터 안전하냐?' 하는 것을 표현할 때, 통념적으로는 안전에 한 번 더 안전을 겹치기로 실행할 때를 일컫는다. 보안 역시 안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보안이 추구하고 있는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행위자의 부주의로 기인하기보다는 고의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에 그 차이가 있다. 물론 안전사고에서처럼 사전에 주의함으로써 일정 부분은 예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실수하지 않음으로써 안전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떠한 수단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것에서도 그 다름을 알 수 있다.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사실은 과실에 의한 사고로부터의 보호보다는 고의에 의한 사고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으로, 사고의 주체가 되는 잠재적 위험, 즉 고의적으로 사고를 일으킬 것이 충분히 예측되는 위험에 대한 준비를 통하여 안전이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안전과 보안의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과실이냐 고의냐'의 문제이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 특히 해외단기봉사자나 선교사들은 자신과 가족들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기본적인 보안 사항들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잘 확인하여 최선의 보안대책을 유지하도록 힘써야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