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VMI 조나단 버니스 총재
▲버니스 박사는 “유대인 사역은 추수할 때가 지나 밭이 희어진 것처럼 이미 너무 많이 준비돼 있다”며 “복음을 전할 사역자들과 전문인 사역자 등 추수할 일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미국에서 유대인으로서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자란 아이는 어느 날 유대인학교에서 랍비에게 물었다. "우리가 선택받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랍비는 대답했다. "우리는 핍박당하기 위해 태어났다." 아이는 '이것이 유대인의 장래의 길이고 걸어가야 할 길이라면 유대인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제 60세를 맞는 그는 더 이상 유대인이 핍박받기 위해 태어난 민족이 아님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유대인에게 메시아 예수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전하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고 이 사역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랍비가 본 나사렛 예수' 한국어판(원재 'A Rabbi Looks at Jesus of Nazareth'/더메이커/문창선, 정미연 옮김) 발간 기념으로 방한한 JVMI 총재 조나단 버니스 박사(Jonathan Bernis)는 "대학생 때, 예수님은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신실한 유대인이고 유대인의 이름을 가졌으며, 히브리어로 '구원자(예슈아)'라는 이름을 가진 것을 알게 되었다"며 "이는 정말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유대인 대학살 사건에 깊이 뿌리 박힌 유대인 사상"

버니스 총재의 할아버지는 보수적인 정통파 유대인이었으나,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후 정통파 유대인으로 살기를 거부했다. 그런데도 버니스 총재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유대인의 정체성은 항상 중요했다. 그는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유대 공동체 안에서 손색없는 유대인인 동시에 무신론자인 것이 가능하다"며 "저희 아버지도 어떨 때는 본인이 무신론자라 하고, 영지주의를 믿는다고 말씀하기도 하셨다"고 말했다. 버니스 총재는 "그 이유는 유대인의 사상이 2차 세계대전 중 전 세계 유대인의 3분의 1이 학살당한 유대인 대학살 사건에 아주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며 "특별히 2차 세계대전 이후 불가지론 등의 사상이 많이 퍼졌다. 우리 기억에서 이 역사를 떨쳐낼 수 없어 핍박당하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니스 총재의 아버지는 토요일만 되면 그를 유대인 회당에 데려갔고, 평일에는 학교를 마친 후 유대인 친구들과 함께 유대인학교로 보내졌다. 13세에 유대교의 소년 성인식인 바르미츠바도 치렀다. 버니스 총재는 "지금도 유대교는 하나님이 아주 먼 곳에 계시고 너무 거룩하셔서 감히 닿을 수 없는 곳에 존재하신다고 믿는다"며 "유대인 종교서적은 하나님이 너무 거룩하시기 때문에 이름을 완벽하게 철자로 다 쓰지 않고, 그 이름을 감히 부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너희들은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이라는 생각이 어릴 때부터 주입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쉐마(신명기 6:4~9)를 통해 반복적으로 배운 것도 '우리가 무엇을 믿느냐이기보다, 우리가 무엇을 믿지 않느냐'는 것이었다"며 "유대인은 나치를 기독교인이라고 믿었다. 중세에도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예수 이름으로 유대인을 박해하고 죽였기 때문에 기독교인에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없고, 결코 예수를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어릴 때부터 아주 뿌리 깊이 내린 가르침이었기 때문에 나는 예수를 믿을 수 있다는 선택이 있는지도 몰랐다. 우리는 기독교인들이 예수가 또 다른 신이라 하고, 자기들의 신을 죽였다고 유대인을 미워하고 탓한다고 배웠다. 그리고 누군가 예수와 교회, 기독교를 이야기하면 유대인과 비유대인으로 편을 갈랐다"고 말했다.

JVMI 조나단 버니스 총재
▲JVMI 총재 조나단 버니스 박사(우측)가 지난달 열린 북콘서트에서 강의하고 있다. 통역은 정미연 교수(좌측)가 맡았다. ⓒ이지희 기자

"구약에서 본 모든 예언이 예수님을 가르치고 있었다"

대학생이 된 그는 다른 유대인들처럼 부유하고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싶었다. 성년식 때 받은 돈과 아르바이트를 뛰어 모은 돈으로 등록금을 마련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정신과 육체, 영적으로 크게 방황하는 시기를 보냈다. 마약과 술에 빠지고 이단에 소속되기도 했다. 미국의 신흥 종교로 힌두교의 일종인 하레 크리슈나에도 들어갔다 빠져나왔다. 버니스 총재는 "성경에서 유대인은 하나님에 대한 열심은 있으나,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없다고 했다. 저 역시 온갖 잘못된 것에서 하나님을 찾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대학교 2학년이 끝날 무렵, 함께 마약을 했었던 여자 친구가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얼굴에 웃음이 있고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더니, 매일 전화해 예수님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며 "나는 '오늘은 전화 안 받아. 나는 예수와 상관없어'라고 결심했는데 막상 전화가 울리면 늘 전화를 받고 예수님에 대해 들었다"고 말했다. '네가 왜 세상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니' '죽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니'라는 친구의 질문에 도전을 받고 성경공부를 제안받았는데, 마음은 거절하고 싶었는데 입에서 "성경공부 하겠다"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오토바이를 타고 온몸이 비에 젖은 채 약속한 장소에 도착한 그는 성경공부를 마치고 60대 신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단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던 성경구절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 3:23)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롬 6:23)를 들었다. 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느꼈고, 리더와 함께 죄를 용서받는 기도와 예수님을 삶으로 초청하는 기도를 드렸다. 며칠 후엔 성경이 읽고 싶어졌다. 그때 고등학생 시절 누군가가 "어느 날 당신이 이 책이 필요할 날이 올 것"이라며 준 성경이 기억나 오토바이를 타고 기숙사에서 100km나 떨어진 어머니 집에서 성경을 가져왔다.

버니스 총재는 "어렸을 때부터 유대인과 신약성경은 아무 연결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첫 장을 열자마자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 있었다. 마태복음 1장에 예수님이 아브라함의 아들, 다윗의 자손이라 한 것"이라며 "그리고 예수가 세상의 구원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예수 옆의 작은 숫자를 따라 각주로 가니 히브리어로 예슈아, 곧 구원이라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으로 예수님이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신실한 유대인이고 유대인의 이름을 가졌으며, 백성을 구원할 것이므로 '구원자'라는 이름을 가진 것을 알게 되었다"며 "모든 1세대 사도 역시 유대인이었다. 기독교는 누가 창시한 것이라기보다 유대교가 성취된 것이기 때문에, 1세대 사도들은 기독교라는 종교로 개종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약에서 본 모든 예언은 예수님을 가르치고 있었고, 예수님이 태어나기 수백 년 전에 쓰인 예언이 이미 오실 예수님을 말하고 있었다"며 "예수님은 오실 것이며, 자기 백성에게 거부당하고 자기 백성의 손에 달려 십자가에서 죽음 당하실 것을 이미 구약에서 예언했다. 이것을 발견하며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버펄로대학에서 경제학 공부를 마치자마자 신학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하나님이 '내 민족을 구원하시기 위해 나를 부르셨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JVMI 조나단 버니스 총재
▲‘랍비가 본 나사렛 예수’ 한국어판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지난달 열렸다. ⓒ이지희 기자
"많은 유대인이 이미 복음에 열려 있어"

버니스 총재는 신학교를 마치고 24세부터 예수님을 믿는 유대인들을 위한 목사로 9년간 일했으며, 강연, 교육, 방송, 구제사역 등으로 35년간 유대인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다. 그는 "세상은 모든 유대인이 예수님을 능동적으로 거절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유대인이 예수님을 다 알면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인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유대인 사역을 하면서 보고 깨달은 첫 번째는 유대인과 이스라엘 시민은 복음에 대해 열려 있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복음을) 들어야 믿을 수 있다. 로마서 10장에 나와 있는 것처럼 누군가가 그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들을 기회조차 없으며, 그들에게 보내지지 않으면 아무도 그들에게 말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니스 총재는 "두 번째는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기는 예언자가 말한 마지막 시기라는 것"이라며 "이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성경은 이스라엘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이스라엘 땅이 유대인의 손에 들어가는 자체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한 마지막 시대에 들어가는 것을 예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니스 총재는 "세 번째는 이스라엘 사람의 눈에 쓰인 장막, 껍질이 벗겨지고 예수님을 보게 될 날이 올 것이며, 그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부분을 세대주의자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저는 먼 훗날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두 눈으로 수천, 수만 명의 유대인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교회가 이스라엘을 대체하여 그들이 영적 유대인이고 (혈통적) 유대인은 하나님과 관계없다는 대체신학 때문에 유대인을 배척하고 쫓아내는 것은 잘못됐다. 이러한 잘못된 신학이 남아 있어서 교회는 유대인과 상관없다고 스스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버니스 총재는 "네 번째는 로마서 9장에서 이방인 중 예수님을 믿게 된 자는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해야 할 복음의 빚이 있다고 사도바울은 명백히 말한 것"이라며 "바울은 유대인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받은 8가지를 나열하는데, 성경과 메시아도 포함되어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유대인에게 빚이 있고, 이제 유대인에게 거꾸로 복음을 전해야 될 빚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처음으로 전달한 사도들은 유대인 사도였고, 유대인 랍비였던 바울이 이방인에게 선교하지 않았나. 그는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며, 먼저는 유대인, 둘째는 헬라인에게라고 선포했다"며 "우리가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다시 하나님 앞에 돌아오기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 더 크게 영광을 드러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방식으로는 "공원에서 큰 소리로 전하면 정통파 유대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집마다 전도하거나 다른 민족과 다르지 않게 관계를 만들고 섬기면 반응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JVMI의 경우 이스라엘 내에서 형편이 어려워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들을 지원하여 작년 한 해 600명에게 총 100만 달러의 틀니를 제공하기도 했다. 버니스 총재는 "다양하고 적합한 방법으로 다가가면 유대인들도 복음을 들을 귀가 열리고 복음을 듣기 원한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그들이 복음을 듣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JVMI 부총재이며 차기 총재가 될 에즈라 벤자민(Ezra Benjamin)은 "우리는 유대인이면서 예수님을 믿는 신도들이고, 여러분은 한국인으로서 예수님을 믿는 신도"라며 "우리는 모든 예수 믿는 사람이 함께 모여 초막절을 주님 앞에서 성대하게 보낼 그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문창선 JVMI 한국위원회(JVMI Korea) 대표는 "이스라엘 내 600만 명, 미국 내 600만 명, 전 세계에 흩어진 200만 명 등 총 1,400만 명의 유대인을 찾아가 복음도 전하고, 정수시설, 의료지원 등 통전적 사역 방법으로도 복음을 전하는 사역에 한국교회의 기도와 일꾼, 재정 지원으로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버니스 총재와의 인터뷰 내용.

ㅡ'랍비가 본 나사렛 예수'가 유대인과 그리스도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20살 때 하나님이 저를 부르셨고, 특별한 소명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소명은 신약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것이 발전해서 JVMI을 통해 조직적으로 유대인을 향한 주님의 구원의 계획을 전하고, 그에 관한 전체적인 내용을 책에 기록했다. 이 책을 통해 유대인의 흐름과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을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기독교인에게도 예수의 메시아 구세주 되심을 선명히 드러내고자 했다. 이 책을 처음 만들어 출판할 때 정통 유대인들의 거부와 저항이 있었지만, 책이 출판되어 나눠진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제가 쓴 책은 대부분 복음주의적이며 전도에 훌륭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유대인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예수를 믿는 유대인이 증가한 것은 분명하고 누구나 확신하지만, 정확한 자료나 통계는 찾아볼 수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 최근 미국의 통계자료에서는 미국 내 600만 유대인 중 예수 믿는 유대인이 약 93만8천만 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에는 600만 유대인 중 약 1만6천 명~2만 명이 예수를 믿는다고 한다. 전 세계 유대인으로 봐선 예수 믿는 유대인이 아직 1%도 안 된다."

-정통 유대인과 세속적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할 때 유의할 점은.

"전 세계 200만 유대인 디아스포라 중 약 20만 명이 정통 유대인이라고 한다. 나머지 80% 이상이 세속적 유대인 그룹에 속한다. 많은 기독교인이 동의할지 모르나, 상당수 이스라엘 사람도 굉장히 세속적이다. 정통 유대인이 얼마나 이스라엘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지도 의구심이 있다. 정통 유대인에게 접근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세속적 유대인에게는 접촉할 기회가 대단히 많다. 저는 삶의 목적이 분명치 않은 세속적 유대인을 복음 전도의 1차 대상으로 보고 있다. 저 역시 아주 지극히 세속적인 유대인이었고 인생의 목표 상실로 방황했던 자인데, 예수를 메시아로 받아들였다. 유대인 중에 무신론적 사고를 가진 이들도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다. 생존을 위해 소위 유대인이 하나님의 자손인 사실을 부인하는 일도 생기고,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을 일부러 숨기기도 한다."

-유대인 사역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나?

"한국 성도들의 믿음의 뿌리를 찾아가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 유대인이 있다. JVMI는 흩어진 유대인 디아스포라를 찾아가 당연히 복음도 전하지만, 필요한 정수 시설 제공, 의료 사역 등 통전적 사역을 한다. 이 사역을 알리고, 도전받는 이들을 찾아내며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고 함께 연합해나가길 원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체신학이 잘못된 것임을 알리고, 유대인 사역을 격려하고 도전하길 원한다. 복음을 전할 때, 첫째는 유대인에게 전하라고 했는데 왜 한국 선교학에서 그동안 유대인 사역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지 궁금하다. 이 부분 바뀌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목회자, 선교사, 교수, 신학자 등 모두 이 기본적인 선교학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유대인 사역은 추수할 때가 지나 밭이 희어진 것처럼 이미 너무 많이 준비돼 있다. 복음을 전할 사역자들과 전문인 사역자 등 추수할 일꾼이 정말 필요하다. 유대인 사역의 기회는 활짝 열려 있으니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좋겠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